작곡과 편곡
작곡은 짧은 아이디어 하나를 곡 한 편으로 키우는 일이고, 편곡은 그 곡을 누가 어느 음역에서 어떻게 연주할지 정하는 일이다. 동기를 늘리는 방법, 선율과 악구를 짜는 법, 리듬과 곡 구조, 반주와 베이스, 악기 음역과 이조, 오케스트라와 밴드에서 소리를 나눠 맡기는 원칙까지를 직접 계산한 그림으로 따라간다.
목차 (16)
작곡을 시작하는 세 갈래
빈 화면 앞에서 곡을 한꺼번에 떠올리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 요소 하나를 먼저 세우고 나머지를 거기에 맞춰 채운다. 출발점은 크게 셋이다. 동기에서 출발하면 흥얼거린 두세 음, 한 마디짜리 리듬 꼴을 붙잡고 그것을 변형해 늘린다. 선율이 곡의 정체성이 되기 쉬워 노래와 테마 음악에 잘 맞는다. 코드 진행에서 출발하면 네 마디쯤의 진행을 반복해 틀어 놓고 그 위에서 선율을 찾는다. 분위기가 먼저 서지만, 선율이 화음 구성음만 오르내리는 밋밋한 꼴이 되기 쉽다. 진행 자체를 고르는 법은 화성학 노트에 있다. 리듬에서 출발하면 드럼과 베이스의 그루브를 먼저 만들고, 그 위에 말하듯 선율을 얹는다. 댄스 음악과 힙합에서 흔한 순서다.
어느 쪽이든 처음 목표는 "곡"이 아니라 8마디 안팎의 스케치다. 마음에 드는 8마디가 있으면 그것을 반복하고, 대조시키고, 변형해 곡 길이로 늘리는 방법은 정해져 있다. 이 노트의 앞 절반은 그 늘리는 방법을, 뒤 절반은 늘린 곡을 악기에 나눠 주는 방법을 다룬다. 이 사이트의 칩튠 메이커는 패턴을 이어 붙이는 시퀀서라 짧은 스케치를 곧바로 들어 보기에 좋다.
동기와 동기 발전
동기(모티프)는 곡에서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작은 음악 단위다. 보통 음 두세 개에서 한두 마디이고, 음높이의 꼴과 리듬의 꼴을 함께 가진다. 베토벤 교향곡 5번(IMSLP 악보) 첫머리의 "짧게 셋, 길게 하나"처럼, 좋은 동기는 높이가 바뀌어도 리듬만으로 알아들을 수 있다.
곡이 길어도 통일감이 있는 것은 같은 동기를 여러 방식으로 바꿔 다시 쓰기 때문이다. 이것이 동기 발전이다. 대표적인 변형은 여섯 가지다.
- 반복: 그대로 다시. 가장 강한 통일 수단이지만 세 번 넘게 똑같으면 지루해진다.
- 반복 진행(제크엔츠): 같은 꼴을 다른 높이에서. 음계 안에서 옮기면(이 그림처럼 2도 위) 음정 성질이 조금씩 달라진다.
- 전위: 위로 가던 것을 아래로. 첫 음을 축으로 간격의 방향을 모두 뒤집는다.
- 역행: 끝에서 처음으로. 음과 길이를 함께 뒤집는다. 귀로 알아듣기는 가장 어렵다.
- 확대·축소: 높이는 그대로 두고 길이만 두 배, 절반으로. 확대는 장엄하게, 축소는 다급하게 들린다.
- 모방: 다른 성부가 조금 늦게 같은 동기를 따라 한다. 아래 텍스처 절의 다성 그림이 이것이다.
실제 곡에서는 변형을 섞는다. 리듬은 그대로 두고 음정만 넓히거나, 앞 절반만 떼어(분절) 반복 진행하는 식이다. 분절은 클라이맥스로 몰아갈 때 특히 많이 쓰인다. 동기가 짧을수록 떼어 쓰기 좋고, 리듬이 뚜렷할수록 변형 뒤에도 알아듣기 쉽다.
선율 쓰기
부르기 좋은 선율에는 몇 가지 공통된 모양이 있다. 첫째는 윤곽이다. 선율 전체를 선으로 이으면 아치(올라갔다 내려옴), 내리막, 물결 같은 꼴이 보이는데, 한 악구 안에서는 대체로 하나의 큰 꼴을 따른다. 둘째는 순차와 도약의 균형이다. 2도씩 움직이는 순차 진행이 선율의 몸통이 되고, 3도 이상의 도약은 양념처럼 쓴다. 많은 노래 선율에서 순차가 절반을 넘는다.
셋째는 도약 뒤 회복이다. 4도 이상 크게 뛴 다음에는 반대 방향으로 순차 진행해 빈 공간을 메우는 것이 자연스럽게 들린다. 크게 뛴 채 같은 방향으로 계속 가면 노래하기 어렵고 선율이 흩어져 들린다. 넷째는 절정음이다. 악구나 곡에서 가장 높은 음을 한 번만, 대개 뒤쪽 3분의 2 근처에 두면 선율에 목표가 생긴다. 같은 최고음을 여러 번 찍으면 힘이 나뉜다.
화성음과 비화성음
선율의 음은 그 순간의 화음에 속한 화성음과 속하지 않은 비화성음으로 나뉜다. 화성음만 쓰면 선율이 화음 뼈대를 오르내리는 아르페지오가 되고, 비화성음이 그 사이를 이어 노래처럼 만든다. 비화성음은 앞뒤 움직임으로 이름이 정해진다. 두 화성음 사이를 같은 방향 순차로 잇는 경과음, 화성음에서 한 칸 벗어났다 돌아오는 보조음(이웃음), 도약으로 들어와 강박에 걸린 뒤 반대 방향 순차로 풀리는 앞꾸밈음(아포자투라), 순차로 나갔다가 반대로 도약해 빠지는 이탈음이 기본이다. 앞꾸밈음처럼 강박에 놓인 비화성음은 긴장이 커서 감정을 싣는 데 많이 쓰인다.
음계와 음정의 이름은 음악 기초 이론 노트, 화음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화성학 노트에 있다.
프레이즈와 악절
말에 숨 쉬는 자리가 있듯 선율에도 끊어 읽는 단위가 있다. 하나의 숨으로 부르는 덩어리가 악구(프레이즈)이고, 끝에 종지라는 마침표가 붙는다. 서양 조성 음악과 대중음악에서는 4마디 악구가 가장 흔하고, 악구 두 개가 짝을 이뤄 8마디 단위를 만든다.
가장 기본적인 짝은 질문과 대답이다. 앞 악구는 딸림화음(V)에 멈추는 반종지로 끝나 "아직 안 끝났다"는 느낌을 남기고, 뒤 악구는 같은 동기로 시작했다가 끝을 바꿔 V→I 정격 종지로 닫는다. 이 짝을 악절(피리어드)이라 부른다. 다른 흔한 짝은 문장형이다. 2마디 동기를 바로 한 번 더 제시(2+2)한 다음, 그것을 잘게 쪼개 몰아가며 종지까지 4마디로 이어간다. 악절은 균형을, 문장형은 앞으로 밀고 가는 힘을 준다.
4마디, 8마디는 규칙이 아니라 귀가 익숙한 기본값이다. 일부러 한 마디를 늘리거나(확장) 다음 악구의 첫 마디와 겹치면(엘리전) 듣는 사람이 예상한 마침표가 밀리면서 긴장이 생긴다. 기본값을 알아야 어긋남도 의도대로 쓸 수 있다.
리듬과 그루브
박자는 강박과 약박이 되풀이되는 틀이다. 4/4박에서는 1박이 가장 무겁고, 그다음이 3박, 그다음이 2·4박, 그 사이 뒷박 순으로 가벼워진다. 싱코페이션(당김음)은 약한 자리에서 친 소리가 이어지는 동안 더 무거운 자리를 비워 둘 때 생긴다. 강박이 와야 할 자리에 아무것도 없으니 귀가 앞당겨진 소리를 강세로 듣는다. 무게 차이가 클수록 당김이 세게 느껴진다.
스윙은 한 박을 둘로 나눌 때 앞 음을 길게, 뒷음을 짧게 치는 것이다. 앞 음이 박의 몇 퍼센트를 차지하는지로 적으며, 50%가 곧은 8분음표이고 약 67%(2:1)가 셋잇단음표 느낌의 전형적인 스윙이다. 많은 드럼 머신과 DAW가 스윙을 이 백분율로 조절한다. 120 BPM에서 곧은 리듬의 뒷박은 박 머리에서 250ms 뒤에, 67% 스윙의 뒷박은 333ms 뒤에 온다. 이 수십 밀리초 차이가 그루브의 상당 부분이다.
드럼 패턴 기본
대중음악 드럼은 세 역할로 나뉜다. 킥은 박의 바닥을 디디고, 스네어(또는 클랩)는 2·4박의 백비트로 몸을 흔들게 하며, 하이햇은 박을 잘게 쪼개 속도감을 정한다. 록 8비트는 하이햇이 8분음표를 고르게 치고 킥이 1·3박 근처를 디딘다. 댄스 음악의 포 온 더 플로어는 킥이 모든 박을 치고 오픈 햇이 뒷박을 채운다. 같은 템포라도 하이햇을 16분음표로 바꾸면 더 빠르게, 스네어를 3박에만 두면(하프 타임) 절반 속도처럼 들린다.
곡 구조
대중음악은 대부분 벌스-코러스 형식이다. 벌스는 이야기를 진행하는 부분이라 가사가 매번 바뀌고 에너지가 비교적 낮다. 코러스는 곡의 제목과 가장 기억하기 쉬운 선율이 오는 부분으로, 가사가 반복되고 에너지가 가장 높다. 그 사이의 프리코러스는 화음 리듬을 빠르게 하거나 음역을 올려 코러스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든다. 브리지는 곡 후반에 한 번 나오는 대조 부분으로, 새로운 화음이나 조로 잠시 벗어났다가 마지막 코러스를 더 크게 들리게 한다. 앞뒤의 인트로와 아웃트로는 곡을 열고 닫는다. Open Music Theory의 벌스-코러스 형식 장은 이 형식이 1960년대에 록에서 빠르게 자리 잡았다고 설명하며, 프리코러스와 브리지는 없어도 되는 선택 부분으로 다룬다.
구조를 짤 때 마디 수를 시간으로 바꿔 보면 감이 생긴다. 120 BPM 4/4에서 8마디는 16초다. 첫 코러스가 1분 넘게 늦게 오면 듣는 사람이 기다리다 지치기 쉬워, 인트로를 짧게 하거나 코러스 일부를 앞에 미리 들려주는 곡이 많다. 같은 코러스가 반복될 때는 악기를 하나씩 더하거나 마지막 코러스를 반음·온음 올려(전조) 에너지를 계속 높인다. 소나타 형식, 론도, 세도막 형식 같은 클래식 형식은 음악 기초 이론 노트에 있다.
반주 패턴
같은 화음도 어떻게 펼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블록 화음은 화음을 한꺼번에 눌러 단단하고 무겁다. 아르페지오는 화음을 한 음씩 펼쳐 흐르는 느낌을 준다. 알베르티 베이스는 18세기 작곡가 도메니코 알베르티의 이름을 딴 꼴로, 왼손이 낮음-높음-가운데-높음을 되풀이한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6번 K.545(IMSLP 악보)의 첫머리가 대표적인 예다. 기타의 스트로크는 화음 전체를 아래·위로 긁는데, 다운은 강박에, 업은 뒷박에 오는 것이 기본이고 어느 칸을 비우느냐가 리듬의 개성이 된다.
반주 패턴을 고를 때는 선율과 겹치지 않는지를 먼저 본다. 선율이 바쁘면 반주는 길게 깔고, 선율이 길게 끌면 반주가 그 사이를 움직여 채운다. 또 반주의 가장 높은 음이 선율보다 위로 올라가면 선율이 묻히기 쉽다.
베이스 라인
베이스는 화성의 바닥과 리듬의 중심을 함께 맡는다. 가장 단순한 베이스는 근음만 길게 짚는 것이고, 화음의 정체가 가장 또렷해진다. 한 단계 나아가면 근음과 5도를 오가며 박을 나눈다(컨트리, 행진곡, 많은 팝). 재즈의 워킹 베이스는 4분음표마다 걸으며 화음 구성음을 짚다가, 마디 끝에서 다음 근음의 반음 위나 아래 음으로 다가간다. 이 어프로치 노트 덕분에 화음이 바뀌기 전부터 다음 화음을 예고하게 된다.
베이스를 쓸 때 기억할 것은 세 가지다. 첫째, 강박에는 대개 근음을 둬야 화음이 흔들리지 않는다(자리바꿈 화음을 일부러 쓸 때만 예외). 둘째, 킥 드럼과 리듬을 맞추면 저음이 한 덩어리로 단단해지고, 일부러 엇갈리면 그루브가 생긴다. 셋째, 베이스와 선율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수록(반진행) 두 선이 또렷하게 들린다. 베이스가 선율을 옥타브 아래에서 그대로 따라가면 두께는 생기지만 독립성이 사라진다.
대선율과 텍스처
텍스처는 동시에 울리는 선들의 관계다. 선율 하나만 있으면 단선율(모노포니), 선율 하나를 화음이 받치면 화성적 텍스처(호모포니), 독립된 선율 여럿이 대등하게 얽히면 다성(폴리포니)이다. 대중음악은 대부분 화성적 텍스처이고, 바흐의 푸가는 다성의 대표다.
화성적 텍스처 안에서도 주선율과 별도로 움직이는 대선율(카운터멜로디)을 하나 더하면 곡이 훨씬 풍성해진다. 좋은 대선율은 주선율이 길게 끄는 자리에서 움직이고, 주선율이 바쁠 때는 쉬며, 주선율과 다른 음역에 있다. 두 번째 코러스에 현악기나 신스로 대선율을 더하는 것은 반복을 지루하지 않게 하는 가장 흔한 편곡 기법이다.
악기 음역과 이조 악기
편곡의 첫 번째 제약은 음역이다. 악기마다 낼 수 있는 가장 낮은 음과 높은 음이 있고, 그 안에서도 끝쪽은 소리가 약하거나 거칠어진다. 그래서 악보를 쓸 때는 이론상 음역보다 편하게 낼 수 있는 실용 음역 안쪽을 쓰는 것이 안전하다. 같은 음이라도 어떤 악기의 높은 음역인지 낮은 음역인지에 따라 음색이 완전히 다르다. 플루트의 낮은 음은 어둡고 약하며, 같은 높이가 바이올린에게는 밝은 가운데 음역이다.
이조 악기는 악보에 적힌 음(기보음)과 실제로 나는 소리(실음, 콘서트 피치)가 다른 악기다. B♭ 클라리넷과 B♭ 트럼펫은 적힌 C를 불면 B♭이 나서 실음이 장2도 낮고, F 호른은 완전5도 낮다. 이렇게 하는 까닭은 역사적이다. 같은 계열의 여러 크기 악기(B♭·A 클라리넷, E♭ 알토·B♭ 테너 색소폰)를 같은 운지로 읽게 하면 연주자는 악기를 바꿔도 손가락과 악보의 대응을 새로 배울 필요가 없다.
그래서 편곡자는 실음을 정한 뒤 악기별로 거꾸로 옮겨 적는다. 실음 C4를 내게 하려면 B♭ 트럼펫에는 D4, F 호른에는 G4, E♭ 알토 색소폰에는 A4를 적는다. 조표도 함께 옮겨진다. 콘서트 C장조 곡이라면 B♭ 악기 파트는 D장조(♯ 두 개), F 호른 파트는 G장조(♯ 하나)로 적는다. 기타와 더블베이스는 실음보다 한 옥타브 위로 적어 덧줄을 줄이고, 피콜로는 반대로 한 옥타브 아래로 적는다.
DAW와 악보 프로그램은 대부분 "콘서트 피치로 보기"와 "기보음으로 보기"를 오갈 수 있다. 편곡할 때는 콘서트 피치로 화성을 확인하고, 파트 악보를 뽑을 때 기보음으로 바꾸는 것이 실수를 줄인다. MIDI로 가상 악기를 쓸 때는 실음으로 입력해야 한다.
오케스트라 편성과 악기군의 역할
오케스트라는 네 악기군으로 나뉜다. 현악기(바이올린 두 파트,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는 음역이 넓고 오래 연주해도 지치지 않아 곡의 몸통을 맡는다. 목관악기(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는 음색이 저마다 뚜렷해 선율 독주와 색깔 더하기에 쓰인다. 금관악기(호른, 트럼펫, 트롬본, 튜바)는 큰 음량과 힘을 주고, 호른은 목관과 금관 사이를 부드럽게 잇는다. 타악기(팀파니, 큰북, 심벌즈 등)는 리듬과 정점의 강조를 맡는다.
편성 규모는 관악기 수로 부른다. 목관을 종류마다 두 대씩 두면 2관 편성(고전파와 초기 낭만파의 기본), 세 대씩이면 3관 편성(후기 낭만파 이후의 대편성)이다. 현은 관악기와 균형을 맞추려고 파트마다 여러 명이 같은 음을 연주한다. 금관 하나가 세게 불면 현 한 파트를 쉽게 덮으므로, 같은 셈여림 기호라도 악기군마다 실제 음량이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써야 한다.
| 악기군 | 흔히 맡는 역할 | 주의할 점 |
|---|---|---|
| 현 | 선율, 화음 패드, 빠른 음형, 피치카토 리듬 | 여럿이 함께라 독주 악기보다 음색이 부드럽다. 연속 음은 활 방향 전환을 생각한다 |
| 목관 | 독주 선율, 화음 색칠, 현과 겹쳐 선 또렷하게 하기 | 숨 쉴 자리가 필요하다. 낮은 음역의 플루트처럼 약한 구간이 있다 |
| 금관 | 정점의 화음, 팡파르, 호른의 따뜻한 패드 | 음량이 커서 다른 군을 덮기 쉽다. 높은 음역을 오래 쓰면 입술이 지친다 |
| 타악기 | 리듬 골격, 정점의 강조, 색채 | 적게 쓸수록 한 번이 크게 들린다 |
오케스트레이션 원칙
여러 악기에 화음을 나눠 줄 때 가장 오래된 지침은 배음렬을 닮게 배치하라는 것이다. 어떤 음의 배음은 아래에서부터 옥타브, 5도, 4도, 장3도처럼 위로 갈수록 간격이 좁아진다(배음 자체는 음향학 노트에 있다). 화음도 낮은 쪽은 넓게(옥타브, 5도), 높은 쪽은 좁게(3도, 2도) 놓으면 소리가 맑고 꽉 차게 들린다. 반대로 낮은 음역에서 3도를 촘촘히 쌓으면 각 음의 배음이 서로 부딪혀 탁해진다. 참고로 7번 배음은 평균율 B♭보다 약 31센트 낮아 그림에서는 가장 가까운 음으로 반올림했다.
그 밖의 원칙도 대부분 "소리가 섞이는가, 구분되는가"의 문제다.
- 겹치기: 같은 선율을 두 악기가 같은 음(유니즌)으로 연주하면 새 음색이 생기고, 옥타브로 겹치면 선이 두꺼워진다. 플루트와 바이올린, 클라리넷과 비올라처럼 겹쳐서 잘 섞이는 짝이 있다.
- 음역 간격: 선율, 화음, 베이스가 서로 다른 음역에 있어야 각각 들린다. 선율과 같은 높이에 화음을 빽빽하게 두면 선율이 묻힌다.
- 음색 섞기와 대비: 같은 악기군끼리는 잘 섞이고, 다른 군끼리는 대비가 생긴다. 주선율을 다른 군에 주면 반주와 쉽게 구분된다.
- 무게 균형: 금관 하나와 현 한 파트의 음량은 같지 않다. 중요한 선은 더 많은 악기로 겹치거나, 반주를 한 단계 여리게 적는다.
밴드·팝 편곡과 믹스의 경계
밴드 편곡의 핵심은 주파수 대역 나누기다. 베이스 기타의 가장 낮은 개방현 E1은 약 41.2Hz, 기타의 E2는 약 82.4Hz이고, 남성 보컬과 기타, 피아노 왼손이 모두 100Hz~1kHz 근처에 모인다. 녹음된 악기는 기본음 위로 배음이 넓게 퍼지기 때문에, 모두가 가운데 음역에서 화음을 꽉 채우면 저마다는 좋아도 합치면 뭉개진다.
그래서 밴드 편곡자는 리듬 섹션의 역할부터 나눈다. 드럼은 시간을, 베이스는 저음과 근음을, 기타와 건반은 화음과 리듬 질감을 맡는데, 기타와 건반이 둘 다 같은 음역에서 같은 리듬으로 화음을 치면 서로 지운다. 한쪽은 높은 음역의 짧은 리듬(기타 커팅)을, 다른 쪽은 낮은 음역의 긴 화음(패드)을 맡기는 식으로 음역과 리듬을 함께 갈라 준다. 보컬이 부르는 동안 다른 악기의 선율은 쉬거나 보컬이 쉬는 틈에만 들어와 대답하게 한다.
편곡과 믹스의 경계는 "무엇을 연주하느냐"와 "이미 정해진 소리를 어떻게 들리게 하느냐"다. 음, 악기, 음역, 언제 들어오고 빠지는지는 편곡의 일이고, 음량 균형, EQ, 좌우 위치, 공간감, 다이내믹 조절은 믹스의 일이다. 두 영역은 겹치지만 순서가 있다. 편곡에서 음역을 나눠 두면 믹스에서 EQ로 깎을 일이 줄고, 악기 수를 줄이면 음량 다툼이 줄어든다. "믹스에서 고치자"는 편곡 문제를 대개 더 어렵게 만든다. 이펙트와 DAW의 원리는 컴퓨터 음악 노트에 있다.
작업 과정
곡은 한 번에 완성되지 않고 여러 바퀴를 돈다. 먼저 스케치로 핵심 8마디(대개 코러스나 테마)를 만든다. 다음으로 레퍼런스 곡 분석을 한다. 만들고 싶은 느낌의 곡을 두세 개 골라 구조(각 부분이 몇 마디인지, 첫 코러스가 몇 초에 오는지), 악기 구성, 음역 배치, 부분마다 악기가 몇 개 울리는지(밀도)를 표로 적는다. 레퍼런스는 베끼려는 것이 아니라 내 곡이 비슷한 장르의 관습에서 어디쯤 있는지 재는 자로 쓴다.
그다음 스케치를 곡 길이로 늘리고 악기를 나눠 준다. 그리고 거리를 두고 다시 듣는다. 같은 구간을 수십 번 들으면 귀가 익숙해져 문제가 안 들리므로, 하루 쉬거나 휴대폰 스피커처럼 다른 환경에서 듣는 것이 효과가 크다. 고칠 때는 한 번에 한 가지만 바꾸고 이전 판을 남겨 둬야 무엇이 나아졌는지 비교할 수 있다. 게임처럼 반복 재생과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하는 작곡은 게임 음악 노트, 장르마다 관습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음악사와 장르 노트에 있다. 짧은 패턴을 바로 들어 보고 싶다면 칩튠 메이커에서 레트로 SFX 생성기로 만든 소리를 악기로 써 볼 수 있다.
흔한 오해
- "작곡은 영감이 내려와야 한다." 처음 동기는 우연히 떠오를 수 있지만, 그것을 곡으로 늘리는 일은 반복, 대조, 변형이라는 기술의 문제다. 대부분의 작곡가는 정해진 시간에 작업하며 스케치를 쌓는다.
- "이론을 알면 개성이 사라진다." 이론은 규칙이 아니라 이미 많이 쓰인 선택지의 지도다. 기본값을 알아야 일부러 어긋난 선택을 의도대로 쓸 수 있다.
- "악기를 많이 넣을수록 웅장해진다." 같은 음역에 악기가 몰리면 오히려 작고 탁하게 들린다. 웅장함은 음역의 넓이와 배치, 그리고 앞에서 덜어 두었다가 정점에 더하는 대비에서 나온다.
- "편곡은 작곡이 끝난 뒤의 마무리다." 같은 선율도 템포, 리듬, 악기, 화음 배치를 바꾸면 전혀 다른 곡처럼 들린다. 대중음악에서는 편곡이 곡의 인상을 크게 좌우하고, 작곡과 편곡이 오가며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 "이조 악기 악보는 틀리게 적힌 것이다." 기보음과 실음의 차이는 의도된 약속이다. 연주자는 적힌 대로 운지하고, 소리는 정해진 음정만큼 내려가거나 올라간다.
- "믹스로 편곡 문제를 고칠 수 있다." 같은 대역에서 같은 리듬으로 부딪히는 두 악기는 EQ로 깎아도 하나가 얇아질 뿐이다. 둘 중 하나의 음역이나 리듬을 바꾸는 편이 훨씬 낫다.
핵심 자료
음계와 음정, 클래식 형식은 음악 기초 이론 노트, 화음 진행은 화성학 노트, 악기 소리의 물리는 음향학 노트에 있다.
| 자료 | 종류 | 요지 | 링크 |
|---|---|---|---|
| Open Music Theory | 무료 교재 | 대학 음악 이론 과정을 통째로 공개한 교재. 선율과 악구, 문장형과 악절, 대중음악의 형식(벌스-코러스, AABA), 관현악 기초까지 예제와 함께 다룬다. | VIVA Pressbooks |
| Verse-Chorus Form | 교재 장 | 벌스와 코러스의 역할, 선택 부분인 프리코러스·포스트코러스·브리지를 실제 곡으로 설명한다. | Open Music Theory |
| Music Theory for the 21st-Century Classroom | 무료 교재 | 음정, 화음, 비화성음, 악구 구조, 이조 악기를 짧은 장으로 정리한 온라인 교재. | University of Puget Sound |
| IMSLP | 악보 도서관 | 저작권이 끝난 악보를 모은 도서관. 총보를 보며 동기 발전과 관현악 배치를 직접 분석할 수 있다. | IMSLP |
| Principles of Orchestration | 공개 고전 | 림스키코르사코프가 자기 작품을 예로 든 관현악법 책의 영어판. 악기군의 성격과 겹치기, 균형을 다룬다. | Project Gutenberg |
| Musical Instrument Samples | 녹음 자료 | 오케스트라 악기마다 반음계를 여러 셈여림으로 녹음해 공개했다. 음역 끝에서 음색이 어떻게 변하는지 들어 보기 좋다. | University of Iowa |
| musictheory.net Lessons | 무료 강의 | 박자, 음정, 화음, 종지를 그림과 함께 짧게 익히는 기초 강의와 연습 문제. | musictheory.net |
- Open Music Theory — VIVA Pressbooks
- Verse-Chorus Form — Open Music Theory
- Music Theory for the 21st-Century Classroom — University of Puget Sound
- IMSLP — IMSLP
- Principles of Orchestration — Project Gutenberg
- Musical Instrument Samples — University of Iowa
- musictheory.net Lessons — musictheory.net
- Symphony No.5, Op.67 (Beethoven) — IMSLP
- Piano Sonata No.16 in C major, K.545 (Mozart) — IMSLP